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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est/천문학입문기

천문학과 귀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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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은 우리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많은 이론이 수학적 증명과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특히, 귀류법(歸謬法, Reductio ad Absurdum)은 천문학에서 잘못된 가설을 배제하고 옳은 이론을 증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이 널리 받아들여졌지만, 이를 귀류법을 통해 반박하는 과정에서 지동설이 확립되었습니다. 또한, 우주의 크기와 구조에 대한 여러 이론도 귀류법을 활용해 검증되었죠. 즉, 우주가 유한하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모순을 찾아 우주가 무한할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입이다. 이처럼 귀류법은 천문학에서 잘못된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이끄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귀류법이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일까요?

 

1. 귀류법이란 무엇인가?

귀류법은 어떤 주장이 참이라고 가정한 뒤, 논리를 전개하여 모순이나 말이 안 되는 결과를 이끌어냄으로써 그 가정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네 말이 맞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럼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잖아. 그러니까 네 말이 틀렸어!“라는 방식으로 논증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0은 모든 숫자의 배수야”라고 주장한다고 해봅시다. 이 말을 믿고 논리를 전개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1. 모든 숫자는 0의 배수입니다.

2. 어떤 숫자 x를 생각해 봅시다. x는 0 곱하기 y(어떤 y도 가능)이어야 합니다.

3. 그런데 만약 x가 5라면, 5= 0 곱하기 y가 되어야 하죠.

4. 하지만 0에 어떤 숫자를 곱해도 5가 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모순이 생기므로 “0은 모든 숫자의 배수다”라는 주장은 틀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귀류법의 기본 원리입니다.

2. 수학과 논리에서 귀류법의 활용

귀류법은 수학에서 자주 쓰이는 논리적인 증명 방법입니다. 어려운 개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매우 직관적인 사고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수(1과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가지는 수)는 유한하다”는 주장이 있다고 할때 이를 귀류법으로 반박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소수는 유한하다”고 가정합니다.

2. 그러면 어떤 가장 큰 소수 P가 존재할 것입니다.

3. 이제 모든 소수를 곱한 후, 1을 더한 숫자 N을 만듭니다.

4. N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소수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소수로 나누더라도 항상 나머지가 1이 되기 때문입니다.

5. 그렇다면 N은 새로운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소수는 유한하다”고 가정했으므로, 새로운 소수가 생기는 것은 모순입니다.

6. 따라서 “소수는 유한하다”는 가정이 틀렸으며, 소수는 무한히 많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귀류법을 이용하면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간단한 논리로 풀어낼 수 있다. 천문학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많은 잘못된 가설들이 반박되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이론들이 발전해왔습니다.

3. 일상에서의 귀류법 활용

귀류법은 단순히 수학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논쟁이나 토론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모든 사람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면,

1. 먼저, 이 주장이 맞다고 가정합니다.

2. 그러면 이 주장을 한 사람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3. 하지만 그 사람이 한 말이 거짓이라면,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는 말도 거짓이 되어야 하겠죠.

4. 즉, 이 주장이 맞다면 동시에 틀린 것이 되어 버리는 모순이 생깁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잘못된 논리를 밝혀내는 것이 귀류법의 역할입니다. 또 다른 예로, “운동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1.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은 건강이 나빠져야 합니다.

2. 하지만 현실에서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경우가 많죠.

3. 그러므로 “운동이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귀류법은 논리적 오류를 찾고, 잘못된 주장을 반박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논쟁이 벌어질 때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으로 활용하면 효과적입니다.

4. 천문학과 귀류법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는 천문학에서 귀류법의 활용하는 역사적인 사례가 등장합니다. 과거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이를 반박하며 지동설을 주장했죠. 이때 갈릴레이는 귀류법을 이용해 천동설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1. 먼저, 천동설이 맞다고 가정했습니다.

2. 그러면 행성들은 완벽한 원 궤도를 그려야 했고, 별들의 움직임도 한결같아야 했죠.

3. 하지만 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금성의 위상이 변하고 목성의 위성들이 목성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4. 이는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과 모순되는 관측 결과였습니다.

5. 따라서 천동설이 틀렸으며,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공전하는 지동설이 더 정확한 설명임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코스모스』에서도 이런 논증 방식이 과학적 사고의 핵심 원리로 강조됩니다. 우리가 우주를 더 깊이 이해하고, 기존의 잘못된 가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귀류법은 여전히 필수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천문학에서 귀류법을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논리적인 증명 방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훈련하는 것입니다. 『코스모스』에서 보여주듯이, 과학적 사고란 기존의 믿음을 의심하고, 논리적으로 검토하며, 모순을 통해 진리를 찾는 과정입니다.